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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우리학교에 도입했으면 좋겠는 제도들
 글쓴이  
 작성일시  2017-06-22 23:2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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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0위권 공대로 교환학생을 나와 있습니다.
여기 시스템에 합리적인 부분이 매우 많다고 느꼈습니다.
그 중에서 몇 가지를 여기다 적어 봅니다.

1. 이메일
저만 그런지는 잘 모르겠으나, 본교 행정실 근무하시는 분들과 이메일을 나누기가 어렵더군요. 홈페이지에도 전혀 안 적혀 있구요. 그래서 항상 전화를 하거나 찾아가기 마련인데, 정보가 조금만 복잡해져도 말로 전달하기가 어렵고, 기록이 없으니 나중에 잘못되었을 때 대책도 없죠. 예를 들어, "교환학생을 가는데 성적표가 한국으로 늦게 발송되지만 인터넷으로 먼저 확인할 수 있는 경우 장학금 선정 대상이 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으려고 전화 몇 통을 했는지 몰라요. 학생지원팀에 전화하면, '그건 우리 소관이 아니다.' 그래서 알려준대로 국제처에 전화하면 '그건 당신네 소속 대학으로 전화해라'. 소속 대학에 전화하자 한 인턴이 받아서는, '그건 잘 모르겠는데 아마 될 거에요. 학생지원팀에 물어보세요'라는 답을 얻었네요.

반면 제가 수학하는 학교는 이메일 시스템이 정말 잘 발달되어 있어서 무슨 질문을 해도 돌고 돌아 제대로 된 답변이 날아 옵니다. VISA에 대해 질문하면 "이 질문은 international affair team에 전달되었다"는 답변이 오고, 다음날 그 쪽 직원이 PDF 파일까지 첨부해가며 개인적으로 답장을 줍니다. 또 수업계획서에 대하여 질문한 경우, "EEE does not provide course syllabus to students, as they are deemed confidential.  However, I can furnish the information directly to your exchange office for course approval purposes. " 라고, 일단 자기가 아는 선에서 대답을 주고 해당 학과로 또 한 번 연결시켜 주더군요.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2. 시험지 공개
개인적으로 족보는 정말 사라져야 할 요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전혀 공평하지가 않거든요. 전에 어떤 교수님은 "족보 구하는 것도 실력이다"라고 하셨다는데, 그건 그냥 시험문제 출제하기 귀찮은 사람이 하는 변명이죠(공대 문제 만들기가 까다로운 건 인정합니다. 그러나 그거 못하면 교수 자격이 있나요). 수업이 족보 구하는 실력을 평가하는 곳은 아니니깐요.

반면 제가 있는 학교는 그냥 모든 과목의 시험지를 디도 복사실 같은 곳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학생은 모두 공평하게 준비할 수 있고, 교수에게는 이게 또 나름의 부담이라 더 열심히 문제를 출제하는 것 같네요. 또 시험은 각자 클래스가 아니라 커다란 시험장에서 다 섞어서 봅니다. 컨닝이 절대로 불가능한 환경이지요.


3. 공평한 룰
그 외에도 "공평함"을 따져서 모든 학생에게 적용하는 규칙들이 참 많은데 그 중에 하나가 공대 계산기 제한입니다. 우리 학교의 경우에 계산기는 교수 by 교수, 조교 by 조교죠. 누구는 CAS 기능 달린 Ti nspire에 프로그램까지 짜 넣어 사용하는 반면, 복소수 계산도 제대로 안되는 카시오 15000원 계산기를 끝까지 사용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게 또 참, 원로교수님들은 요즘 계산기에 대한 감이 전혀 없으니 아무런 제한을 안 걸더라구요. 자기가 낸 푸리에 문제가, 그냥 계산기에 두드려 넣으면 풀이과정까지 죽 나오는 것인줄은 모르셨겠죠.

한편 제가 있는 학교는 전교생이 Ti 89, Ti nspire, 카시오 Programmable 계산기 등 memory 기능, 프로그램 기능, CAS기능이 있는 건 사용하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예 그냥 "가능한 계산기 모델명"을 100개 정도 주고 그 안에서만 사용하게 해요(하이앤드가 fx9860 g2 정도). 계산기 모두 approved 스티커를 붙혀야 시험장에 가지고 들어갈 수 있구요. 덕분에 저 또한 피를 좀 보는 상황이지만 이게 정말 공평한 제도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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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접나부랭이 17-06-23 01:44
 
글을 보다보니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보통 교수님들은 해외 명문대에서 공부하다 오신 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왜 2, 3번은 뀌지 않는 걸까요?
1번 역시 해외 명문대의 행정시스템을 벤치마킹하려는 시도가 있을텐데요.
왜 바뀌지 않을까요?

1) 옛날엔 지금과 똑같았고, 최근에 분위기가 바꼈기 때문
2) 다 알고 있고 시도해왓지만, 한국에 오래 있다보니, 기존에 동화되어 로컬화
3) 그 학교에만 있는 특수한 제도
정도로 생각을 해봅니다.

생각을 해보면 기업에서는 "글로벌"을 외치지만, 실제로는 경영자 마인드나 경영 원칙, 인사제도는 로컬인 경우가 많은거 경우와 비슷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부조화 속에서도 교수님들이나 행정직원들이 딱히 불편하지 않기때문에 잘 안바뀌지 않는거 같네요.
정작 비싼 돈을 내고 교육 서비스를 받아야할 학생이 대학의 중심이 아니라 계속해서 남아있는 교수님들과 행정직원들이 중심이라는 반증이랄까요....

글로벌. 말은 쉽지만 행동을 어렵다는 귀중한 교훈을 얻는 것으로 스스로의 자문자답을 마치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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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면 홍조 17-06-23 07:45
 
교수님들 학부는 다 서울대이기 때문이죠...대학원만 유학.
그래서 외국 학부 시스템 잘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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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llw 17-06-23 06:36
 
공감함.상위권 학교  교환학생 경험자로서 우리나라 행정실은 걍 귀찮아하고 떠넘기기에 바쁨. 또한 게으르고 무책임한 교수들이 너무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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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호죠 17-06-23 07:02
 
2번은 교수, 조교의 갑질이죠. 연구실에 찾아와서 조교들한테 굽실굽실 거리면서 뭐라도 건지라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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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블 17-06-23 10:31
 
그냥 그시절 사람들수준인것 같아요 교수같이 배운사람이던 지하철에서 구걸을 하는 사람이던 후진국 시대에 태어났으니 현재 지위가 어디던 행동하는 수준이나 마인드 자체가 그 시대를 벗어날 수가 없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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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절 17-06-23 13:52
 
엄청 공감.. 아 저는 졸업한지 10년도 넘는데요, 그때도 저런 문의가 많았었어요. 아직도 그렇다는건 학생회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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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CHA 17-06-23 20:30
 
정말 좋은글이네요 추천드립니다!

계산기는 저도 그쪽을 알아보니 기능이 정말 무궁무진하더라구요. 사용가능한 계산기 공지하고 Approved스티커 배부하는거 좋다고 생각합니다. 몇몇 전공시험에선 조교랑 실랑이가 있기도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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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17-06-24 00:55
 
제가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제도는 일단 학생들이 원하고 필요로하는 제도들을 건의하고 신청할 수 있는 기관이나 부서 개설 그리고 이와 관련된 교육(어떻게 하는 방법인지등)을 체계적으로 입학하면서 가르치고 추후에도 홍보를 계속 해주며, 나중에 바뀌는 제도 등이 어떻게 되는지 학생들에게 길가다 게시판 그리고 온라인 웹, 문자 등으로 최대한
오픈하고  전파되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되네요. 저도 학교다니면서 이러면 좋겠다 저러면 좋겠다 생각하다가도 이런거 건의는 과연 어디다 하는거지 하고 끝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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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그릴라 17-06-24 01:00
 
그리고 한국대학이 바뀌려면 제가 생각하기에 최고로 좋은 조치는 학교장을 유명 외국 대학들을 경험한 외국인 학교장
또는 그에 준하는 사람으로 스카웃하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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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 17-06-27 14:12
 
미국 공대순위 10~20권 미국  대학원 다니고 있긴한데 2번 처럼 문제를 복사실에서 구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 그리고 옛날 문제 그대로 내는 교수들도 많습니다. 족보가 있어야지 시험 잘 볼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자클래스에서 시험 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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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루스 17-06-27 22:48
 
오 좋은 글이네요.
1, 2번다 엄청 다 공감되네요.
족보보고 달달 외워서 시험보는 건 대학생이 할 짓이 못된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학교 후배들은 그런 공부방식에서 탈피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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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슉 17-07-19 12:08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

본인들 외국 학생생활 할때 잘 누리긴 했는데, 돌아와서 직함 달고 보니 외국처럼 하려면 교수가 교수 같지 않게 힘들어지거든요. 하기 싫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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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님해님 17-07-27 22:37
 
저도 교환학생 경험이 있는데, 이런 발전적인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동문님의 아이디어가 정말 좋은 것 같습니다! 학생회에서 이런 글들은 반영하여 학교측에 전달하는 시스템이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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