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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 의외의 계기
 글쓴이  
 작성일시  2017-11-21 22:31:22
 조회수  2,457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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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때부터 4년 가까이 순수한 마음으로 아주 많이 좋아했던 사람이 있었다. 언제나, 그리고 모두의 실패한 사랑에 대한 핑계처럼 그 사람과는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그 사람을 회사 식당에서 본 것 같았다. 아무런 감정도 남아있지 않았지만 그가 향한 곳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식사를 부랴부랴 마치고 자리에 앉아 사내 시스템에 그의 이름을 검색했다. 오랜만에 적어내린 세 글자가 조각조각 분해된 퍼즐처럼 낯설게만 느껴졌다. 아쉽고도 짧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의 착각이었다. 이과를 전공한 그가 이 회사에 있을리 없다.
입사한 후로 지나온 1년 6개월 가량의 시간은 나를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왔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여러모로 바뀐 나는 그 이전의 내가 살아온 삶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한 적이 없었다. 여유가 없었던 걸까.
오늘의 일은 그때의 그 사람을, 그리고 그때의 그 사람을 좋아했던 그때의 나를 떠올리게 했다. 새삼 기분이 좋아졌다. 회사를 다닌 후로 나는 줄곧 지금의 안정에만 안주하는 나를 부끄러워 했다. 학생 때 나의 순수함과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모습, 앞으로도 내가 버리지 않고 지켜나갈 가치관과 나 자신과의 약속, 나의 철학. 이것들을 떠올렸고, 갑자기 내가 대견하고 애틋해졌다.
조금 웃기기도 했다. 스스로를 자랑스러워하지 못하던 내가 과거의 남자와 닮은 사람을 보고 지금의 나를 좋아하게 되다니. 문득 내가 나를 의심했던 것은 지금까지의 나를 잊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일기를 써야겠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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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17-11-2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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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예 17-11-21 23:33
 
달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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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내는사람 17-11-22 10:28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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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리수 17-11-22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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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play 17-11-22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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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리조아 17-11-23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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